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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 공화국의 비극

승명 2018. 1. 25. 16:37

나우루 공화국의 비극

호주(오스트렐리아/오세아니아) 북동쪽 서태평양에 나우루(Nauru)라는 섬이 있습니다.

이 섬은 1798년 세상에 알려진 이후, 호주, 독일, UN 등, 그 주인이 계속 바뀌다가,

1968년 1월 31일 공화국으로 독립한 나라로써, 면적 21㎢, (인구 약 14,000명, 섬 일주

도로의 길이가 18km로써, 울릉도의 1/3 정도라고 합니다.

 

나우루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복지가 넘치는 부유국으로, 지상낙원이라고 각광까지

받았던, 세계에서 3번째로 작은 섬나라인데, 미국의 911테러 이후 최빈국으로 전락하여

이제는 섬마져 가라앉을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정부의 잘못된 판단과 장기집권을 위해 국민들을 속인 결과라고 하는데,

19세기 전의 나우루는 물고기 사냥하면서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최빈국이었습니다. 그들

은 그런 환경 속에서 물질주의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가난 천진한 원주민이었습니다.

 

그런데 19세기 인산염을 원료로 한 비료의 수요가 급증하고, 인산염을 함유한 인광석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귀한 광물로 여겨졌었는데, 원래 산호초 뿐이었던 나우루섬은

섬 위를 날면서 떨어뜨린 바다새들의 배설물들이 쌓이고 쌓인, 인광석으로 이루어진 섬

이었기에, 나우루 섬 어디든지 파기만 하면 인광석이 쏟아져 나오는 천혜의 섬이 되고 말

았습니다.

유럽 및 호주 열강들이 앞다투어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화해하는 동안 나우루섬의

인광석은 1907년부터 본격적으로 채굴이 시작되어, 1960년대 초에는 채굴량이 년간 백만

톤까지 증가 했지만 정녕 원주민들에게 돌아간 이익은 극히 적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1968년 1월 31일, 굴욕의 세월을 보낸 나우루는 드디어 오랜 신탁통치를 벗어나

독립을 쟁취했고, 원주민 유학생 1호 해머 드로버트(Hammer Deroburt)를 대통령으로 공화

국을 수립한 나우루는, UN으로부터 독립 정부수립의 인정을 받았고, 인광석 채굴사업을

제일 먼저 국유화하여, 인광석 채굴의 모든 수입이 고스란히 나우루 공화국의 국고와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1970년 초 터진 석유파동은 원자재 가격과 인광석 가격을 미친듯이 올려놓아

나우루는 아무 일 안 하고도 자고 일어나면 돈이 배가 되어 돌아올 정도 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바다새들의 똥은 많아서 서해안에 인광석이 있다고는 하는데 인산함량이

매우 낮아 상업적 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바다새 똥이 퇴적돼 만들어지는 인광석은 인산염 순도 20%만 되도 함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데 나우루섬의 인광석 분석 결과 인산염 함량이 무려 100% 에 달했고 5억톤이

나 매장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료의 필요성이 급증한 80년대에는 나우루는 더욱더 엄청난 수입을 벌어

들였으니 그로인해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100% 복지를 실현했고, 모든 국민은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일을 별로 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생

활을 누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인데, 실업률은 90%라는 엄청난

모순을 보여줬었고, 집에서 놀아도 매년 생활비로 1억원씩 국민들에게 나줘주는 나라가

나우루 공화국이였습니다.

 

그당시 연 평균 9000만 ~ 1억 2000만 달러의 채굴 수익이 들어왔고 당시 4,000명에 불과

했던 나우루 공화국 주민들은 인당 2만 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매년 지급받았는데, 당시

2만 달러는 지금 물가로 환산해도 최소 1억원이 넘는 큰 돈이였고, 나우루 국민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른이든 아이든 매년 이 금액을 지급받았습니다.

 

4인 가족이면 놀고 먹어도 매년 4억이 입금되는 나라. 화끈한 나우루 정부는 이 배당금

에도 전기, 병원, 교육, 유학비용등 거의 모든 공공비용을 무상으로 국민들에게 제공

했고 심지어 세금은 거둘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환경에서 그 더운 나라에서 누가 땀 흘려 일 하고 공부를 하겠습니까?

집에는 비싼 고급 외제차들이 즐비했고, 타이어가 펑크 나거나 기름이 떨어지면 차를

그냥 버리는 사람도 있었고, 거짓말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돈으로 엉덩이를 닦는 일도

다반사 였다고 합니다.

 

생산활동을 일체 중단한 나우루섬에서 필요한 모든 것은 수입에 의존했고 나우루 국민들

은 시간과 돈을 가장 재밌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국민이 이런데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겠죠?. 주체하기 힘들만큼 국고가 가득차자 터무니

없는 곳에 터무니없는 금액의 돈을 투자를 하며 어떻게 쓸까가 아닌 얼마나 멋지게 쓰느

냐가 이슈였다고 하네요. 여기서 나우루 공화국 복지수준을 간단히 나열해 보면,

* 모든 세금 면제

* 전면 무상교육과 원하는 사람은 외국유학까지 공짜

* 의료 및 병원비 전액 국가부담

* 미혼남녀가 결혼식을 올리면 방2에 거실 딸린 집 제공

* 한 가정에 한 명의 일하는 사람(가정부) 제공

* 전 국민에게 매년 한화로 1억씩 생활비 지급,

* 국가를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

정말 대단한 나라... 지상의 천국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일은 안 하고 잘 먹기만 해서 전국민 당뇨병 환자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작은 나라에 그렇게 무지막지한 인광석이 계속 있을리는 없었겠지요.

국민들은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정부에선 이를 속이고 아직도 풍부하니까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켰고, 국민들은 누려오던 생활에 위기감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전 국토의 80%를 파헤쳐 인광석을 채취한 나우루 공화국의 수입은 연간 생산

량이 50만톤 이하로 감소하면서 급격히 줄기 시작했는데 정부는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나눠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팔기 시작했고, 이것도 여의치 않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은 돈까지 끌어들이게 되었습니다.

 

쉽게 애기해 돈세탁을 하게 되는데 그 당시에 나우루 공화국이 주로 지하자금을 세탁하

는 주요 나라가 되었고, 그마저도 911테러로 인해 부시대통령은 알카에다의 검은돈까지

세탁이 되고 있는 나우루 공화국을 고립시켜, 이제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2500달러에

불과한 최빈국으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멈춰있는 차량과 쓰지 않는 가전제품 쓰레기 더미로 변해져 있고, 국민들은 주는

것만 받아 먹었던 생활습관으로 인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환경에서 굶어 죽게 되었

으며, 100년 가까이 대대로 놀고 먹던 국민들은 일하는 방법 조차도 몰라 결국 나우루

화국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해수면 증가와 너무 많은 인광석 채굴로 인해 섬 자체가 언제 가라 앉을지

모르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가난해진 나우루인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는데 청소하는 법, 요리하는 법, 아기

키우는 법을 다시 배워야했고, 고기잡이를 다시 시작했으나 일하려는 의지가 사라진 나우

루에서 가난은 쉽게 걷어낼 수 없는 과거의 상처로 남게 되었습니다.

 

포퓰리즘 정책에 젖어, 불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도 <무상 · 무료 · 공짜>를 국민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해준다고 하면 <우리 애가

거지냐?> 하고 체면을 중요시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다릅니다. 모든 것을 국가와

정부가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기 호주머니 돈이 아니니까 마구 선심을 쓰고, 유권자인 국민은

<이 틈에 마구 빼쓰고 보자> 주의에 젖어 그런 사람을 재선, 삼선 마구 선출해 줍니다.

우리들의 자식들은 두 눈으로 멀끔히... 그런 부모들을 지켜보며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나우루 공화국이 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