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옥천 솔고개 아버지 산소에 풀 뽑으러 갔다가 뽕나무밭으로 향했습니다.
뽕나무재배를 하고 있다는 육촌동생네를 방문하는 길은 30~40년 된 것 같습니다.
양쪽에 나무가 터널을 만들고 한쪽엔 금강 줄기가 이어지고
강바람과 산바람을 맞으면서 도이리로 향합니다.
초. 중학교때 이후로 처음 와보는 외가댁 근처는 마을 입구에 교회가 보이고
지금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조용한 시골 풍경입니다.
뽕나무의 열매 오디
처음엔 하얀 열매가 맺히고 점점 붉은색을 띠면서 윤기가 도는 검정 열매가 됩니다.
뽕나무 이야기
뽕잎과 누에와 오디 이야기
한바구니 딴 오디 2kg
충북 옥천국 도이리(도리골)에 있는 '유천오디' 농장 한쪽에 마련된 컨테이너 안은 시원합니다.
잠시 땀을 고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다시 오디 따기는 시작입니다. 모인 식구가 15명입니다.
그날 제가 채취한 건 오디 2kg, 뽕잎 2kg였어요.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뽕잎을 꺼내보니
뽕잎이 후끈후끈하네요. 하루만 지나면 누렇게 되겠다 싶었어요.
쑥을 캐서 비닐에 담아두면 후끈후끈하고 하룻만에 누렇게 되는데 뽕잎도 마찬가지더군요.
제가 채취한 뽕잎 2kg.
차로 만들고 나물로 먹을 새순과 차와 장아찌 만들 중간 잎을 분류합니다.
저는 도시에서 자라서 농사짓는 것은 물론이요 풀 한번 뽑아보지 않고 자랐지만 방학 때 시골 할머님댁에 놀러 갔었던
유년의 기억들은 지금도 제겐 추억이며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공부하라는 부모님과 오빠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마구 뛰어다니며 오로지 놀기 위해서 시골을 갔었는데
해마다 여름과 겨울방학 한 달 가까이 실컷 놀고 들판을 쏘다녔던 시간은 저의 일생의 감성을 자극하는 모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70년대 초반 무렵 여름방학에 할머님댁에 놀러 가면 방들은 누에들이 차지하고 있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합니다.
어쩌다 누에가 떨어져 방바닥에 있는 걸 보고 기겁을 하면
외할머님은 이렇게 예쁠 수가 없다며 강아지 쓰다듬듯이 누에를 쓰다듬고는 누에를 집어들어 올려주곤 하셨지요.
그 시절 누에는 농가소득에 상당한 기여를 했고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돈벌이라 누에를 치는 가정이 많았습니다.
옥천이나 보은은 뽕나무가 잘 자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누에치기할 수 있었었지요.
손가락만 한 작은 누에는 뽕잎을 어찌나 많이 먹는지 아침저녁으로 뽕잎을 따서 수북이 쌓아놓으면 사각사각 잎을 갉아 먹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의 적막을 깨트리고 몇 시간 지나면 수북한 뽕잎을 거의 다 먹어치우는 대식가였습니다.
중국의 맹자는 '5무('무'는땅 너비의 단위임)의 집 주변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먹은 사람이 비단옷을 입을 수 있다" 고 했습니다. 당시의 뽕나무는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나무였습니다. 지금도 뽕나무를 이용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걸 보면 버릴게 하나도 없다는 말을 실감합니다.심지어 누에는 물론이고 누에똥까지 활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새순 바로 아래에 달려 있는 뽕잎 가지 맨 위에 달려 있는 연한 새순
간장 물을 끓여 만드는 뽕잎 장아찌 덖어서 차로 만들 뽕잎
오디는 건조기에 말려두고요.
누에의 특징
깨끗한 누에란 말은 어렸을 적부터 들어 알고 있는데 담배밭 근처의 뽕잎을 따주면 죽을 정도로 오염되지 않은 뽕잎을 먹는 누에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동물이 아닌가 싶어요. 오로지 뽕잎만 먹고 자라는 누에나 오로지 죽순만 먹고 자라는 판다처럼 깨끗한 동물은 드물지요. 뽕나무 근처엔 담배밭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법규가 있는 걸 보면 상당히 고결한 누에입니다.^^
요즘은 칼러고치가 있는데 누에의 먹이인 뽕잎에 염색물감을 뿌려주면 노에의 몸이 칼라로 변합니다.
칼라 누에가 칼라 고치를 만드는 거죠.
제가 언젠가 배추를 씻다가 작은 달팽이 하나를 발견하고 키우게 되었었는데 당근을 주면 당근 똥을,
채소를 주면 녹색 똥을,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책상위에 있던 하얀 종이를 조금 먹었더군요. 물론 녀석은 하얀 똥을 누었지요. 누에도 먹는 대로 몸의 색을 변화시켜서 천연비단을 만들어 줍니다.
뽕나무 재배 조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에선 12개 읍·면 73.6㏊에서 뽕나무 18만 3,300여 그루를 기르고 있고
전라북도는 수입 개방화에 따른 특용화 작업으로 2003년 전의 면적보다 7배가 많은 뽕나무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충분 청원엔 '잠사 박물관'이 있고 뽕잎과 오디의 생산뿐 아니라 '누에나라 오디공화국' 축제를 열어 뽕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충청 옥천 지방에서는 오디를 오돌개라고 불렀는데 최근 특화산업으로 다양한 기능성 식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청댐과 충주댐이 있는 충북은 뽕나무가 자라기에 최적화된 곳으로 뽕잎이나 오디로 건강식품을 만들어 부가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옥천, 회인보다 방곡면과 도이리 지나서 보은의 뽕나무 재배 농가가 많은 걸 보면 금강 물줄기의 영향도 있겠지요.
서울의 '잠실'도 뽕나무밭이 많고 양잠농가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고 보면 주변의 한강변이 뽕나무배에 적합했었음을 말해줍니다.
뽕나무 재배 요령과 수확
뽕나무의 뿌리는 넓게 분포하는 습성이 있어 깊이 파야 하지만 대신에 얇게 파고 두둑을 만드는게 좋습니다.
이것은 습해를 피하는 방법이며 장마에 뿌리가 습해를 받지 않고 통기성도 좋아서 수량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뽕나무는 벼보다 약 2배의 물이 필요하고 옥수수보다 약 4배의 물을 필요한 작물이라 증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량이 23% 정도 증수된다고 함)
어린 묘목을 구해 심고 1년 후엔 적은 양이지만 수확할 수 있습니다. 물론 퇴비로 영양분 공급을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제가 찾은 옥천 도이리의 뽕나무밭은 그다지 크지 않은 면적에 300여 그루의 뽕나무를 심어 키우고 있었는데
허리가 몹시 굽으신 당숙 어르신과 육촌동생 내외가 관리하고 있는데 주변 뽕재배 농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튼실한 나무와 통통한 오디가 달린 이유를 물어보니 작년 겨울에 계분과 퇴비를 많이 주고 관리를 했더니 이렇게 잘 자랐다고 하더군요.
금년 첫 해 수확이라 뽕잎이 상당히 많아 뽕잎을 많이 따왔습니다.
오디를 수확하면 내년을 위해서 가지치기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뽕잎 채취는 나무에 영향을 안 주면서 채취할 수 있습니다.
뽕나무는 첫해는 뽕잎이 무수히 달리고 해를 거듭하면서 나무는 자라고 잎이 작아지면서 오디가 더 많이 열립니다.
예전의 오디는 매우 작은 크기였는데 최근의 오디는 어른 손가락 굵기로 커서 수입산이 아닌가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품종개량을 한 신품종으로 '하늘 뽕'이라고 합니다. 유전자 조작은 아니니까 안심하고 드셔도 좋습니다.
동생의 6살된 작은딸은 잘 익은 검은 오디를 잘 따서 먹더군요. 나무크기가 작은데 어릴 때 나무를 잘라서 키우면 가지가 옆으로 뻗으면서 자라서 나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인의 키가 크다면 뽕나무를 크게 하고, 주인의 키가 작으면 나무의 키도 작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가 오디를 수확해도 될 정도이니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이요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지요. 사과나무나 배나무, 석류나무도 이처럼 키를 낮게 만들어 재배하고 있습니다.
허리가 많이 굽으신 당숙께선 제게 줄 뽕잎을 따고 계십니다.
뽕잎의 효능
뽕나무와 오디, 뽕잎은 뇌졸증과 고혈압에 좋으며 특히 당뇨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뽕잎의 루틴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중풍과 동맥경화, 중금속 배출에도 뛰어납니다.
몸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항상화작용을 해서 성인병예방이나 암에도 좋다고 합니다.
뽕잎의 가지를 보면 맨 위에 여린 순이 달려 있고 바로 밑에 아기 손바닥만 한 잎이 달려있고
연이어 잎이 달렸지만 두 번째 이후의 잎은 차나 장아찌로 만들거나 말려서 분말로 만드는게 좋습니다.
물론 여린 순으로 차를 만들면 좋지만 데쳐낸 어린순의 나물을 맛보게 된다면 차는 뒷전일지 몰라요.
유럽에선 장작으로 지름 3cm 정도의 가지를 묶어서 판매하는데 땔감으로 가장 인기있다고 하네요.
줄기의 굵기가 땔감으로 적당하고 좋은 향이 나온다고 합니다.
어린순을 먹어보면 단맛이 나고 차를 덖어 말리는 중에 은은한 향이 도는 걸 느끼게 되는데 나무의 향은 더 좋겠지요.
가지치기할 때 남은 가지를 모아서 훈제 바비큐나 햄을 만들 때 사용해도 좋겠단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뽕잎과 오디로 만든 요리
냉동오디를 믹서에 갈아 쌀가루와 반죽을 하여 떡을 만들었어요.
우유에 오디를 넣어 갈아 아침 대용으로 드셔도 좋아요.
설탕에 절일 때 나오는 오디물은 돼지불고기 양념으로 설탕대신 사용합니다.
베이비채소와 오디샐러드 카나페위에 올린 건조 오디
쌀가루에 오디물로 반죽한 떡. 종이컵에 담아 찌면 간식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아삭거리는 생채와 오디 샐러드 오디와 해바라기씨로 꽃을 표현한 떡 케이크
검은진주 오디
우리나라는 산이 60~70%로 둘러 싸여 있어 산에서 자라는 각종 나무의 열매나 나물 등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옛날에 봤던 나무들은 매우 커다래서 나무 위를 올라가야만 감을 따고
배와 사과를 따곤 했지만, 지금은 유치원 아이도 사과나 배를 딸 수 있습니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올라간 나무가 뽕나무였는데 이 지구 상에 이미 오래전에 있었던,
신이 내려준 나무란 말이 있는데 정말 버릴게 하나도 없는 뽕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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