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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땅 구입시 전용허가

승명 2016. 5. 17. 23:37

 

▲ 강원도 평창군 전원주택부지 [출처=평창군청]


귀농·귀촌의 '큰 산'...땅 구입의 기본

(뉴스투데이=김대식 객원기자) 2015년 새해에도 수많은 도시인들이 귀농·귀촌을 꿈꾼다. 그러나 꿈은 꿈이다. 꿈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차분히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단계를 착착 밟아가야 한다. 한국인에게 땅은 터전이자 목숨이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도시인들이 첫 번째로 넘어야할 '큰 산' 역시 땅이다. 앞으로 칼럼에서는 시골 땅을 실패하지 않고 사는 ABC를 적어보겠다. 필자가 체험한 내용인 만큼 정답은 아니지만, 농촌 땅 구매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시골 땅의 대부분은 농지다. 농지는 농사를 지어야하는 땅이다. 그러므로 농촌에서 집을 짓기 위해서는 농지에 건축행위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하고 허가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전용허가이다. 바꿔 말하면 전용허가를 받으면 농지에도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래서 시골땅은 전용허가가 떨어질 수 있느냐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필자는 그동안 시골에서 3번 땅을 사고 2번 집을 지었다.2번 모두 농지를 구입해 전용허가를 받아 건축을 했다. 하지만 전용허가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첫 번째 땅을 전용허가 받을 때도 예상 보다 애를 먹었다. 군청 앞 측량설계 사무소에 전용허가를 맡겼는데 한 달 이 지나도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면 사무소에 문의해 보니 염색업은 허가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

원목으로 수공예 가구를 만드는 목공 작업실 50평에 맞는 용도로 전용허가를 받아 달라고 의뢰를 한 것이었는데 측량사무소 직원이 신청서에 염색업으로 적는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다시 목재관련 분야로 수정해 신청을 하고 면장이 직접 현장조사까지 나오는 호들갑을 떨고 나서 두 달 만 에 가까스로 허가가 떨어졌다.이와 같이 전용허가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용도지역과 길이다.

길이 없는 땅 즉 '맹지'는 당연히 전용허가를 받을 수 없다. 또 용도지역에 따라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달라진다. 용도지역과 지목의 차이를 혼동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퇴직 후 귀농·귀촌을 꿈꾸는 친구가 하소연을 해왔다.
"정말 마음에 드는 땅을 소개 받았는데 하자가 있어서 안 샀어"
"왜?'
"다 좋은데 논이지 뭐야. 논에는 집을 못 짓잖아."


이 친구는 지목인 논을 용도지역인 농업진흥지역으로 착각한 것이다.경지 정리된 논이 대부분인 농업진흥지역은 농업인 이외에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용도지역에서는 논이나 밭이냐의 여부 즉 지목은 큰 차이가 없다.즉 논이라 해도 관리지역이라면 전용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목보다는 어떤 용도지역인지를 먼저 확인해야한다.

용도지역은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 의 용도·건폐율(건축법 제47조의 건폐율을 말한다.)·용적률(건축법 제48조의 용적률을 말한다.)·높이 등을 제한함으로써 토지를 경제적·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서로 중복되지 아니하게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는 지역을 말한다. 그리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조는 국토를 토지의 이용실태 및 특성, 장래의 토지이용방향 등을 고려해 ▲도시지역 ▲관리지역 ▲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의 4 종류의 용도지역으로 구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용적율과 건폐율 그리고 지역 중에서는 관리지역과 농림지역이다. 시골 땅의 거의 대부분은 이 두 지역이다. 물론 가끔 다른 용도지역도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관리지역과 농림지역만 알아 두면 된다. 관리지역은 준농림지역과 준도시지역을 하나로 묶은 지역이다. 필자가 경기도 양주시 연곡리에 첫 번째 로 땅을 살 때만 해도 준농림지역이였다. 관리지역은 시장·군수가 토지 적성과 이용실태, 인구규모 등을 감안해 ‘보전관리’, ‘생산관리’, ‘계획관리’ 등 3개 지역으로 세분할 수 있다.

귀농,귀촌시 대부분 관리지역 전용허가를 받아 집을 짓는다. 농림지역은 농업진흥지역과 농업보호구역으로 나뉜다. 이 중 농업진흥지역은 농업인 이외에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기에 귀농·귀촌인이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용도지역과 길에 대해서 다음 회에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김대식> 1998년 신문기자 생활을 접고 농촌으로 내려간 17년차 농부. 고령사회고용진흥원 귀농귀촌센터장으로 일하며 귀농·귀촌 강사, 칼럼니스트로 맹활약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포천을 오가면서 알뜰살뜰 '두 집 살림'을 하는 도시농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