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불교

떠오르는 생각, 흘러 가는 생각

승명 2016. 6. 16. 23:16

떠오르는 생각, 흘러 가는 생각

 

 

 

사람들은 일신상의 안락만을 추구한다. 평안하고 즐거운 삶이다. 이를 사람들은 행복이라 한다. 빠알리에 수카(sukha)가 있다. 일반적으로 행복이라 번역한다. 한자어로는 즐길 樂()이라 번역한다. 대승불교에서 이고득락(離苦得樂)’이라 하였을 때 락()이 수카에 해당된다. 락을 뜻하는 수카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극좌에서 극우로 뻗어 있듯이 행복을 뜻하는 수카의 스펙트럼 역시 극에서 극이다.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도 행복이다요즘 TV 먹거리 프로에서 볼 수 있다. 오감이 총동원 되는 것은 먹거리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범부들에게 일상화 되어 있는 성적접촉 역시 오감이 총동원 된다. 이렇게 본다면 마시는 것을 포함하여 먹는 것과 성적 접촉은 대표적인 감각적 쾌락이라 볼 수 있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것을 행복이라 말한다.

 

수카라는 말은 선정삼매에서도 사용된다. 사유와 숙고로 선정에 들었을 때 희열과 행복이 충만하게 된다. 이때 행복은 범부들의 육체적 쾌락에 대한 행복과는 비할 바가 아니라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세존]

“아난다여, 만약 어떤 사람이 ‘그것이 뭇 삶이 체험하는 최상의 즐거움과 기분 좋음이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아난다여, 그 즐거움보다 훨씬 아름답고 탁월한 다른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난다여, 어떠한 것이 그 즐거움보다 훨씬 훌륭하고 탁월한 다른 즐거움인가? 아난다여, 이 세상에서 수행승이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버리고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를 떠나서, 사유를 갖추고 숙고를 갖추어, 멀리 떠남에서 생겨난 희열과 행복을 갖춘 첫 번째 선정을 성취한다. 아난다여, 이것이 그 즐거움보다 훨씬 훌륭하고 탁월한 즐거움이다.

 

(Bahuvedaniya -여러 가지 느낌에 대한 경, 맛지마니까야 M59, 전재성님역)

 

 

 

 

 

궁극적행복도 있다. 범부들의 감각적 쾌락에 따른 행복이 '일시적'임에 반하여 궁극적 행복은 행복 그 자체이다. 탐욕과 성냄등 오염원이 소멸 되었을 때 번뇌 다한 아라한에게 있어서 행복은 늘 행복한 상태이기 때문에 궁극적 행복이다.

 

행복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오감으로 느끼는 일시적이고 거친 행복에서 부터, 봉사를 하고 난 후 밀려 오는 잔잔한 행복, 그리고 번뇌의 소멸에 따른 완전한 평화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하다.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범들에게는 범부의 행복이 있고, 수행자에게는 수행자의 행복이 있다.

 

범부의 행복은 감각의 욕망을 추구하기 하기 때문에 일시적 행복이다. 행복의 순간이 오래 지속 되지 않아 괴로운 것이다.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범부들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행복에 목숨을 건다.

 

수행자들은 소유하지 않음으로 행복에 도달하고자 한다. 청정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음식에 대한 탐욕, 성적접촉을 금하고 무소유로 살아 갈 때 청정한 삶이 실현되어 궁극적 행복에 이른다. 다름아닌 열반의 실현이다.

 

수행자는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야 한다. 세상사림들이 탐욕과 분노로 살아 갈 때 수행자는 이에 거슬러 산다. 수행자는 역류도(逆流道, Paisotagāmi) 를 실천하는 자들이다.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감각적 욕망으로 살아간다. 맛집을 찾아 순례하고 이성과 보드라운 잠자리를 갖는 것을 행복이라 여긴다. 그래서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소유하면 할수록 쾌락을 추구하면 할수록 갈증만 난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1.

Rūpā saddā rasā gandhā

phassā dhammā ca kevalā

Iṭṭhā kantā manāpā ca

yāvatatthīti vuccati.

 

형상, 소리, 냄새,

감촉, 사실의 모든 것들

원하는 것, 사랑스런 것, 마음에 드는 것,

존재라고 하는 모든 것.

 

2.

Sadevakassa lokassa ete

vo sukhasammatā

Yattha ceto nirujjhanti

ta tesa dukkhasammata

 

그것들은 하늘사람과 인간의 세상에서

즐거운 것이라 여겨지지만

그들이 소멸될 때가 되면

그들은 그것들을 괴로운 것이라 여기네.

 

3.

Ya pare sukhato āhu

tadariyā āhu dukkhato

Ya pare dukkhato āhu

tadariyā sukhato vidū.

 

다른 사람들이 즐겁다고 하는 것

고귀한 님은 괴롭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이 괴롭다고 말하는 것,

고귀한 님은 즐겁다고 하네.

 

(Pathamaruparamasutta-형상의 즐거움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35:136,전재성님역)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세상사람들이 즐겁다고 말하는 것, 즉 감각적 쾌락은 사실 알고 보면 괴로운 것이라 하였다. 일시적 욕망을 충족해 주지만 오래 가지 않아서 괴로운 것이다. 그러나 수행자들에게는 남들이 괴롭다고 여기는 것이 행복이라 하였다. 왜 그럴까? 역류도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1.

Chaeva phassāyatanāni bhikkhavo

Asavuto yattha dukkha nigacchati,

Tesañca ye savaraa avedisu

Saddhādutiyā viharantānavassutā.

 

수행승들이여, 여섯 접촉영역을

잘 제어하지 못하면, 괴로움을 겪는다.

그것들을 제어함을 배운 자들은

믿음을 벗으로 삼아 번뇌 없이 지내리.

 

2.

Disvāna rūpāni manoramāni

Athopi disvā amanoramāni

Manorame rāgapatha vinodaye

Na cappiya meti mana padosaye

 

사랑스런 형상을 보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형상을 보고 나서,

사랑에 대한 탐욕의 길을 제거하고,

나에게 사랑스럽지 않다고 정신을 오염시키지 말라.

 

3.

Saddañca sutavā dubhaya piyāppiya

Piyampi sadde na samucchito siyā

Athoppiye-2 dosagata vinodaye

Na cappiya meti mana padosaye

 

또한 사랑스럽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두 소리를 듣고

사랑스런 소리에 미혹되지 말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에 분노의 길을 제거하라.

나에게 사랑스럽지 않다고 정신을 오염시키지 말라.

 

4.

Gandhañca ghātvā surabhi manorama

Athopi ghātvā asuci akantiya

Akantiyasmi paigha vinodaye

Chandānunīto naca kantiye siyā

 

향기롭고 매력적인 냄새를 맡거나

더럽고 불쾌한 것을 냄새 맡으면,

불쾌한 것에는 분노를 자제하고

매력적인 것의 욕망에 이끌리지 말라.

 

5.

Rasañca bhotvā sāditañca sādu

Athopi bhotvāna asādumekadā

Sādu rasa nājjhosāya bhuñje

Virodhamāsādusu nopadasaye

 

미식가가 감미로운 맛을 즐기거나

한때 감미롭지 않은 것을 즐기면,

감미로운 것을 탐욕스럽게 맛보지 말고

감미롭지 않은 것에 혐오를 보이지 말라.

 

6.

Phassena phuṭṭho na sukhena majje

Dukkhena phuṭṭhopi na sampavedhe

Phassadvaya sukhadukkhe upekkhe

Anānuruddho aviruddhakenaci

 

즐거운 감촉에 접촉해도 취하지 않고

괴로운 것에 접촉해도 흔들리지 않으면

두가지 즐겁고 괴로운 감촉에서 평정하니

어떠한 유혹과 혐오를 떠났네.

 

7.

Papañcasaññā itarītarā narā

Papañcayantā upayanti saññino

Manomaya gehasitañca sabba

Panujja nekkhammasita irīyati

 

희론에 묶인 이러저러한 사람들은

희론을 향해가지만 그것을 지각하면

정신이 만든 세속에 의존하는 것을 끊어 버리고

여읨에 의존하는 것을 지향한다네.

 

8.

Eva mano chassu yadā subhāvito

Phuṭṭhassa citta na vikampate kvaci

Te rāgadose-8 abhibhuyya bhikkhavo

Bhavātha-9 jātimaraassa pāragāti.

 

이처럼 정신이 여섯 감역에 잘 수련되면

접촉하더라도 어디서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리.

수행승들이여, 그들 탐욕과 성냄을 극복하여

생사의 피안에 도달한 자가 되어야 하리.

 

(Chaphassāyatanasutta-여섯 접촉의 감역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35:94,전재성님역)

 

 

2015-05-0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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