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불교

묘법연화경[법화경]의 '화택(火宅)의 비유'

승명 2016. 10. 30. 22:47

부처님께서 법화경 방편품을 설하시자,

상근기의 지혜 제일인 사리불은 바로 이해를 하였으므로

수기를 주어

 

「네가 미래의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며

바른 법을 받들어 지니다가 화광여래가 되리라.

하였지만

 

방편품 법문에서 깨닫지 못한 중근기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므로

다음과 같은 비유로써 화택유(火宅喩)를 설하였다.

 

『옛날 어떤 나라의 한 마을에 큰 장자가 있었는데 나이는 이미 늙었으나

재물이 한량없고 전답과 가옥과 시종들이 많았다.

그 집은 매우 크지만 문이 하나뿐이었고 식구가 많아서 1~2백인 내지

5백인이 그 안에 살고 있었으나 집과 누각은 이미 낡았으며 담과 벽은

퇴락하고 기둥은 썩고 대들보는 기울어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이 일어나 사면에서 한꺼번에 불이 붙고 있었으며

장자의 10~20인 내지 30인이 그 집에 남아 있었다.

장자는 불이 사면에서 타오르는 것을 보고 깜작 놀라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비록 이 불붙는 집에서 무사히 나왔으나, 아들들은 불붙는 집에서

장난만 좋아하며 알지도 못하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불길이 몸에 닿아서 고통이 심하지만 싫어하거나 걱정할 줄도 모르고

나오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구나.

장자는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몸에 힘이 있으니 옷 담는 함이나 등상을 앉혀서 들고 나오리라.>

하다가 다시 생각하기를,

 

<이 집에 문이 하나뿐이고 또 좁은데 저 아이들이 철을 모르고 장난에만

정신이 팔렸으니 만일 떨어지면 불에 탈 것이 아닌가.

내가 이제 무서운 일을 말하되 집이 한창 불에 타는 터이니 이때에 빨리

나와서 불에 타지 않게 하리라.> 하고 생각한 대로 여러 아이들에게

 

「너희들 빨리 나오너라.

외쳤다.

 

아버지가 딱한 생각으로 아무리 타일러도 아들들은 장난만 좋아하고

믿으려하지도 않으며 놀라지도 않고 두려운 마음도 없으며,

오려는 생각조차 가지지 않았다.

더구나 불이 무엇인지 집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타는 것인지 모르고

동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아버지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때 장자는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집은 벌써 불이 훨훨 타는데 나와 아들들이 이 시각에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타 버릴 것이니 내가 방법을 내어 여러 아들로

하여금 피해를 입지 않게 하리라.> 하고는,

 

아버지는 그 아들들이 예전부터 장난감으로 생긴 여러 가지 기이한

물건을 좋아하였으니 그런 것을 보면 반드시 좋아할 것이라 판단하여

 

「너희들이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던 희귀한 장난감이 여기 있는데

지금 와서 가지지 아니하면 뒤에 반드시 후회하리라.

 

저렇게 좋은 양을 맨 수레, 사슴을 맨 수레, 소를 맨 수레들이 지금

대문밖에 있으니 타고 놀기 좋으리라. 너희들은 이 불타는 집에서

빨리 나오너라. 달라는 대로 너희에게 주리라.

 

하고 외치니 이때 아이들은 아버지의 말하는 장난감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매우 기뻐하면서 서로 밀치고 앞을 다투어 불타는

집에서 뛰어 나왔다.

 

장자는 여러 아들이 무사히 나와 길거리의 한곳에 앉아 있음을 보고

거리낄 것 없이 흐뭇한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하였다.

 

이때 여러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시여. 먼저 주시겠다하시던 양으로 맨 수레, 사슴으로 맨 수레,

소로 맨 수레의 장난감을 지금 주십시오.

 

그때 장자는 아들들에게 다 같이 큰 수레를 나누어 주었으니,

그 수레는 높고 크고 여러 가지 보배로 꾸미었으며 주위에 난간을

두르고 사면에 풍경을 달았으며 또 그 위에는 일산을 받고 휘장을

켰는데 모두 귀중한 보배로 장식하였으며, 비단으로 줄을 얽어

늘이고 꽃과 영락을 드리웠으며, 포근한 자리를 겹겹이 깔고

보라 빛 장침을 놓고 흰 소를 매었는데 빛깔이 깨끗하고 살쪘으며

몸이 충실하고 기운이 세어 걸음이 평탄하고 바람같이 빠르며

또 주위엔 여러 시종들이 시위하였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장자는 재물이 한량없이 창고마다 가득 찼으므로

그는 생각하기를

 

<나의 재물이 한량이 없으니 변변치 못한 작은 수레를 아이들에게

줄 것이 아니다. 이 어린아이들이 모두 내 아들이니 누구를 치우치게

사랑할 것이 아니며, 내게는 이렇게 칠보로 만든 큰 수레가 그 수효를

알 수 없이 많으니, 마땅히 평등한 마음으로 골고루 나누어 줄 것이고

차별이 있어선 안 되리라. 왜냐하면 내가 이런 것을 온 나라 사람에게

모두 주더라도 모자라지 아니 할 것이거늘 하물며 내 아들이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여 모든 아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니 이때에 모든

아들들이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전에 없던 즐거움을 얻었으나 이는

본래 희망하던 것은 아니었다.

 

이것이 3계 화택의 비유이다.

어떤 나라는 3천 대천세계이고

큰 장자는 여래, 즉 부처님이시며

장자가 나이 늙음은 열반에 들게 된 것이고

재물은 여래의 法財이고

전답은 방편지혜이며,

큰 집은 삼계(三界)이다.

 

문 하나는 생사를 여의는 일승의 길이고

식구들의 1 ~ 2백은 인천이며

5백인은 5악취 중생,

열 명의 아들은 보살승,

스물 30은 성문 연각승이며,

사면에서 불이 타는 것은

생로병사의 네 가지 형상이다.

 

장자가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온 것은

여래는 무사히 벗어나 다시는 생사 고를 받지 않고

우환도 없는 것에 비유된 것이고

또한 양을 맨 수레는 성문승, 사슴을 맨 수레는 연각승, 소를 맨 수레는

보살승, 흰 소를 맨 칠보의 수레는 일불승에 각각 비유된 것이다.

이 화택유는 부처님께서 3계중생의 고 받는 것을 비유하신 것이며,

또는 부처님께서 괴로움에 허덕이는 중생을 구호하시기 위하여

삼계화택에 뛰어드신 내용을 설명 한 것이다.

 

얼마나 자비하시고 얼마나 비장하신 결심이신가.

그렇게도 고구정령하게 화택에서 나오도록 타일러도, 제 몸이 불에 탈

것을 모르고 장난에만 미친 아이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못 알아듣고

쳐다보고만 있으니, 그 아들들에게 만약 아버지가 장난감 수레를

준다는 방편을 쓰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모두 불에 탔을 것이다.

* 고구정령(苦口叮嚀) : 입이 쓰도록 간절히 타이르는 것

 

부처님께서는 세간의 아버지시라,

일러주시는 말 한마디만이라도 믿고 받아 지니기만 한다면

3계 화택을 벗어나와 대백우칠보거를 타고 유유자재하게 즐길 수

있는 정등 정각을 얻어 일체 중생을 제도하는 대원을 성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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