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수타니파타

수타니파타 Ⅲ. 대품(大品) 11. 나라가경(那羅迦經)

승명 2018. 11. 19. 08:47

 

11. 나라가경(那羅迦經)

 

서시(序詩)

685

선인(仙人) 아사타는 주간 휴식시간 중에, 30명의 천신들이 몸에 깨끗한 옷을 입고, 묘한 옷을 손에 들고, 기쁨에 겨워, 열렬히 인타라를 향해 경하하는 것을 보았네.

686

이러한 천신들의 흥에 겨워하는 것을 보고, 그는 존경심을 보이며 물었네. "신들이 왜 이렇게 묘한 옷을 손에 들고, 쉬지 않고 휘두르며 기뻐합니까?"

687

"과거에 아수라와 만났을 때에, 천신들이 이기고, 아수라가 패했는데, 그 때에도 이러한 흥분 격동은 없었습니다. 어떤 기적을 본 것입니까, 어느 것에 흥겨워 하는 겁니까?"

688

"천신들이 환호하고, 노래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며, 팔 다리를 흔들며 춤을 추네. 나는 그대들, 이 수미산 꼭대기에 사는 천신들에게 묻노니, 청컨데 나의 의심을 빨리 풀어 주십시요, 존경하는 천신들이여!"

689

천신들: "견줄 데 없는 보물 중의 보물인 보살이,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람비니성 석가촌에서 태어나셨소, 그래서 우리들은 한없이 흥겹고 즐겁다오."

690

"그 분께서는 중생 중의 으뜸, 사람들 중의 인물, 사람들 중의 황소, 사람들 중의 우두머리가 되실 것이고, 또 그 분께서는 장차 '선인(仙人)'이라는 이름이 있는 숲 속에서 법륜(法輪)을 굴리실 것이요. 마치 위풍당당한 짐승의 왕, 사자가 포효하듯이."

691

이런 말을 듣고, 그는 신속히 인간세계로 내려 왔네. 정반왕의 궁전에 와서, 앉은 후에, 석가족에게 말했네. "왕자는 어디에 있나요? 나는 그를 보고 싶소."

692

그래서 석가족은 이 아사타라고 하는 선인(仙人)에게 왕자를 보게 했네. 이 왕자는 용모가 특별히 훌륭하였는데, 마치 고명(高明)한 금장인이 만든 금제품처럼 반짝반짝 빛났네.

693

화염처럼 밝게 빛나고, 공중을 지나가는 달님처럼 밝고 맑으며, 가을 하늘에서 검은 구름을 뚫고 나온 태양처럼 찬란한 왕자를 보고, 그는 희열이 가득했고, 매우 흥에 겨워했네.

694

천신들이 공중에서 꼭대기에 무수한 가지가 있는 천륜(千輪) 일산(日傘)을 펼치고 있었고, 자루가 금으로 된 (파리, 모기 쫓는) 먼지떨이가 상하로 흔들렸네. 단 그 일산과 먼지떨이를 잡고 있는 천신들은 보이지 않았네.

695

이 상투 묶은, 근가희리라고도 불리는 선인이 연붉은 담요 위에 놓인, 금장신구와 같은 왕자와, 머리 위에 높게 걸린 백색의 일산(日傘)을 보고, 그는 매우 흥겹고 유쾌하였네.

696

그는 관상과 송시(頌詩)에 정통하였네. 그는 얼른 석가족의 황소를 받아 앉고서 희열이 가득해서 말했네. "이 분은 사람 중의 우두머리, 이 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없도다."

697

그런 후에, 그는 자기가 머지않아 세상을 떠날 것을 상기하고, 곧 바로 안색에 풀이 죽고, 눈물을 흘렸네. 석가족은 선인이 눈물 흘리며 우는 것을 보고, 곧 바로 물었네. "왕자에게 무슨 불길한 징조라도 있는 것입니까?"

698

석가족이 어둡고 풀이 죽은 것을 보고, 선인은 말했네. "나는 왕자님이 불행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소. 그에게는 불길한 징조가 없소, 그는 평범한 무리가 아니오. 그대들은 걱정하지 마시오."

699

이 왕자님은 최고 지혜에 도달할 것이고, 최고 청정을 볼 것이며, 법륜(法輪)을 굴리고, 중생을 가엽게 여기고, 그의 범행(梵行)은 사방에 알려질 것이요.

700

그런데 나는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수명이 길지 못하여, 이 왕자님의 성장 기간 중에 죽을 것이어서,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분의 바른 법을 들을 수가 없게 되오, 그래서 나는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오.

701

그는 석가족에게 아주 큰 기쁨을 느끼게 하고, 그런 후에, 그는 왕궁을 떠나, 범행(梵行)생활을 하였네. 그는 자기의 누이의 아들을 가엽게 여겼네. 그를 격려하여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분의 바른 법을 따르라고 하였네.

702

"네가 다른 사람들이 '부처님'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거나, 또는 어떤 사람이 '그가 최고 지혜에 도달했고, 바른 법의 길을 쫓아 행한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그러면 너는 거기에 가서 가르침을 구하고, 세존과 함께 범행(梵行)생활을 하여야 하네."

703

마음에 선의(善意)를 가진, 미래의 최고 청정을 본 아사타 선인의 가르침을 받은, 나가라는 큰 공덕을 쌓고, 감각기관을 제어하며, 승리자를 간절히 기다렸네.

704

"걸출한 승리자가 법륜(法輪)을 굴리신다."라는 말을 듣고, 그는 유쾌히 선인(仙人) 중의 황소를 배견하러 갔네. 이 우수한 성인을 향하여 최고 지혜를 가르쳐 주시기를 청함으로써, 그는 아사타 선인의 가르침을 구현(具現)하였네.

 

서시 끝

705

나가라: "아사타 선인(仙人)의 말씀이 이미 여실(如實)히 증명되었습니다. 고오타마여! 당신께서는 모든 사물(事物)을 완벽하게 이해하시고 계시므로, 저는 당신께 문제를 여쭙습니다."

706

저는 이미 출가하였고, 비구생활하기를 갈망합니다. 성인이시여! 저는 당신께 여쭙습니다. 청컨데 저에게 최고 지혜의 경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707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 도달하기 어렵고, 획득하기 어려운 지혜를 그대에게 강술하리다. 지금 내가 그대에게 말할 것이니, 그대는 정력을 집중하고, 온 마음을 기울여 듣기 바라오.

708

마을 속에 있으면서, 꾸지람을 듣거나 또는 욕을 먹거나 또는 찬양을 받거나를 막론하고, 모두 마땅히 누구나 차별 없이 대하여야 하고, 마음속의 분노를 극복하고 제어하여야 하며, 오만하지 말아야 하고, 평정(平靜)한 생활을 하여야 하오.

709

마치 장작 위의 불꽃처럼, 각종 사정이 나타나오. 성자를 유혹하던 그 부녀(婦女)들이 그대를 유혹하지 않게 하시오.

710

성교를 싫어하며 버리고, 각종 감각적 즐거움에 대한 얽매임[속박]을 잘라 버리며, 모든 생물에 대하여, 약자이거나 강자이거나를 막론하고, 방해하지 말고, 또는 지나치게 귀여워하지 말아야 하오.

711

나는 그들과 같고, 그들은 나와 같으니, 나와 다른 사람들을 차별 없이 대하고, 그들을 상해하지 말고, 또 상해를 입게 하지도 마시오.

712

밝게 보는 사람은 마땅히, 보통 사람들이 집착하는 애욕(愛慾)과 탐욕(貪慾)을 제거하여, 지옥의 괴로움에 빠지지 말아야 하오.

713

그는 마땅히 배를 비우고, 먹는 것에 절제를 하며, 갈망(渴望)하는 바도 없어야 하고, 탐구(貪求)하는 바도 없어야 하오. 그가 욕망을 갈망하지 않는, 즉 욕망이 없는 자를 성취하면, 곧 바로 평온해지고, 행복해질 것이요.

714

성자는 마땅히 떠돌아 다니며, 걸식한 후에, 숲 주변으로 돌아와서, 나무 뿌리 곁에 앉도록 하시오.

715

그는 마땅히 온 마음을 기울여 선()을 닦고, 숲 주변에서 즐거움을 얻어야 하오. 그는 마땅히 나무 뿌리 옆에서 선()에 들어가고, 스스로 그 즐거움을 얻어야 하오.

716

그는 마땅히 밤이 지난 후에, 마을 주변으로 가야 하오. 그는 마땅히 초청 받은 것에 기뻐하지 않아야 하고, 또한 마을에서 보내온 음식에 기뻐하지 않아야 하오,

717

성자는 마을에 온 후에, 침착하게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탁발을 하고, 탁발할 때에는, 말없이 침묵하고, 신분에 맞지 않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하오.

718

내가 얻었으니, 좋다.' '내가 얻지 못하였으나, 그래도 좋다.' 그는 이 양자에 대하여 차별하지 말고, 나무 뿌리 곁으로 돌아와야 하오.

719

그는 손에 발우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벙어리가 아니지만, 벙어리 같아야 하오. 또한 그는 마땅히 매우 적은 베풂에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고, 마땅히 베푸는 자를 경시해서도 아니 되오.

720

각종 각양의 경로를 이미 사문들이 천명하였소. 그것들에 따르면 피안에 두 번 가는 것이 아니고, 또 한 번의 시도로 될 일이라고 인정하지도 않고 있소.

721

비구는 물[생존]의 흐름을 끊어 버리고, 각종 책임을 버리며, 집착하는 바가 없으므로, 괴로워하는 바가 없소.

722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에게 지혜에 대하여 말하려고 하오. 그대는 그대를 칼날처럼 긴장하게 하시오. 그대는 마땅히 혀끝을 입천장에 붙이고, 입과 배를 제어하시오.”

723

그는 마땅히 마음을 편안히 하고, 이 생각 저 생각하지 말며, 더러운 때를 씻어 버리고, 집착하지 말며, 범행(梵行)을 각별히 지켜야 하오.

724

마땅히 사문들이 받들어 행하는 독거(獨居)생활을 학습하여야 하오. 독거(獨居)가 지혜를 성취시키고, 독자 생활이 즐거움을 얻게 하오.

725

지혜로운 사람, ()을 닦는 사람, 탐애(貪愛)를 버린 사람의 말을 들은 후에, 그대는 장차 사방을 밝게 비추게 될 것이요. 나의 제자들은 마땅히 더욱 경건하고, 정성스러우며, 공손하고, 겸손하여야 하오.

726

그대들은 협곡 속 또는 도랑 속의 물에 의거하여, 다음 한 가지를 알 수 있을 것이오, 즉 골짜기 물은 떠들썩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바닷물은 고요히 소리 없이 흐른다는 것을.

727

공허한 것은 소리를 내고, 가득 찬 것은 고요히 침묵하오. 어리석은 사람은 병에 반쯤 찬 물과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연못에 가득 찬 물과 같소.

728

사문이 풍부한 의미를 가진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그가 바른 법을 알고, 바른 법을 가르치기 때문이오. 또 그가 많은 말을 하는 것은, 그가 많은 것을 알기 때문이오.

729

그는 그것을 알면서도, 자기를 제어하고, 많은 말을 하지 않소. 이러한 성자는 지혜가 있는 것이고, 이러한 성자는 지혜를 획득하게 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