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유가공/양계

자연 양계 하기

승명 2016. 5. 19. 18:57

 

자연 양계

 

옛날 장로님에게 자연 양계를 권한 다음 풀무원에 가서 바이엠이라는 미생물 원종을 구해 드렸다. 신기한 것은 발효사료를 먹인 닭은 질병이 없고 건강할 뿐 아니라 계란도 싱싱하고 고기는 기름이 없고 맛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자연 양계의 계사는 반드시 바닥이 흙이어야 한다. 바닥을 포장하지 말고 땅 그대로 두고 집이나 하우스를 지어야 한다. 왜냐하면 닭은 일생 동안 바닥의 흙을 먹고 자라야 하기 때문이다.


하우스 경우는 비닐과 보온덮개 등을 이용하여 지붕이나 창을 만들어 주고 하부에는 족제비를 막을 철망을 둘러준다. 놀 수 있는 마당이 있으면 더 좋고 산이 가깝다면 낮에는 산에서 살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자연 양계는 병아리 키우기부터 다르다. 양계장에서 가져온 병아리에게 바로 딱딱하고 큼직한 통현미부터 먹이고 섬유질이 많은 대나무잎이나 왕겨 등을 대충 갈아서 먹이기 시작한다. 마음 약해서 좁쌀이나 난황 같은 것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어릴 때부터 소화기관을 단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소화 개념이 아니라 장기훈련 개념이다. 이렇게 소화기관이 단련된 닭은 어떤 것이든지 먹이로 삼을 수 있는 장기를 가진 전천후 자연닭이 탄생 된다.


이런 닭은 발효사료가 아니어도 문제가 없지만 계사를 미생물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등 미생물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반드시 발효사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발효사료는 배합사료에다 톱밥 왕겨 등을 섞은 후 EM과 같은 발효액을 희석한 물로 배합해서 며칠 따뜻한 곳에 두면 만들어진다. 잘 만들어진 발효사료를 파는 곳도 있다. 이 발효사료를 닭이 먹고 배설하면 닭은 땅을 파는 습성이 있어 양계장 바닥은 온통 미생물 창고가 된다.


그러니까 닭이 흙과 함께 다시 자기 배설물을 먹고 사는 형태가 된다. 닭은 흙과 아울러 제 똥을 먹어야 건강하다. 사료의 상당량은 소화시키지 못하고 배설하기 때문에 다시 미생물 형태로 재활용 되는 것은 사료를 아낀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그 후에도 발효사료를 지속적으로 주면 좋겠지만 계사가 미생물로 가득해지면 일반 사료를 주어도 별 문제가 없게 된다. 그러나 산란계의 경우 영양이 부족하면 산란을 멈추므로 발효사료 제조 시 어분이 충분히 들어 있도록 하고, 약콩도 넣어 산란을 촉진시켜야 한다.


일반 산란계는 1년 정도밖에는 알을 빼먹지 못하지만 자연양계에서는 산란율을 연중 70% 정도 유지하면서 산란 기간을 3~5년까지 끌어갈 수가 있다. 닭이 늙어 산란을 중지할 때 며칠 물만 먹이고 단식시켜 환우하면 알을 다시 낳는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소화할 수 있는 닭으로 기르고, 발효사료를 먹여 체질과 계사를 개선하고, 폐계가 될 때까지 바닥을 치우지 않고 청초를 공급하고 흙과 제 배설물을 먹고 자라게 하면 비용 면에서나 관리 면에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양계는 덩치는 크고 수입은 그리 크지 않는 것이라서 최근에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지만 가정에서 가족 건강을 위해 소규모로 한다면 매일 싱싱한 계란을 공급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