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수타니파타

수타니파타 Ⅲ. 대품(大品) 4. 손타리가 파라덕파저경

승명 2018. 10. 29. 08:55

 

4. 손타리가 파라덕파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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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들었다. 한 번은 세존께서 교살라국의 손타리가 강 둑에 계셨다. 그 때에 손타리가 파라덕파저라고 부르는 바라문이 손타리가 강 둑에서 불을 향해 공양을 올리고, 불의 제사를 거행했다.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손타리가 강 둑에서 불을 향해 공양을 올리고, 불의 제사를 거행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누가 와서 이 남은 제물을 즐기나?’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멀지 않은 곳에, 머리부터 다리까지 가사로 감싸고, 나무 뿌리 옆에 앉아 있는 세존을 보았다. 그래서 그는 왼 손에 남은 제물을 가지고, 오른 손에 물 항아리를 들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세존께서 머리를 드러내셨다. 그러자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마음속으로, ‘이 사람은 머리를 깎았구먼. 이 사람은 삭발자이네.’라고 말하며, 그는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또 다시 생각했다. ‘세상에는 일부 바라문들도 역시 머리를 깎았지, 나는 돌아가 그의 출신을 물어 봐야지.’ 그래서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세존께 갔다. 그곳에 도착해서 세존께 말했다. "그대는 어느 카스트에 속하오?" 세존께서 게송으로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에게 답했다. "나는 바라문이 아니요, 왕자도 아니고, 폐사[평민]도 아니오. 어떠한 카스트도 아니오. 나는 속인들의 카스트를 꿰뚫어 보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이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지혜로운 사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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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 몸에 가사를 걸치고, 집을 떠나, 세상을 떠돌아 다니고, 머리는 잘랐으며, 심경은 평정(平靜)하고, 세상 사람들과 교제하지 않소, 바라문이여, 그대가 나의 카스트 출신을 묻는 것은 적합하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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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문: 바라문과 바라문이 서로 만나면, 언제나 '그대는 바라문이요?'라고 묻지요.

461

세존: 만일 그대가, 그대는 바라문이라고 말하고, 내가 바라문이 아니라고 한다면, 내가 그대에게 3음보 24음절의 살유체 운율에 대해 묻겠소.

462

바라문: 이 세상의 선인, 찰제리, 바라문들은 모두 무엇을 위해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나요? * 찰제리: 카스트의 제2 계급으로, 왕족과 무사 계급

463

세존: 나는 말하오. 누가 제사를 지내더라도, 지식에 정통하고, (윤회의) 마지막 끝에 도달한 사람이, 그의 제물을 받게 된다면, 그러면 그의 제사 공양은 효과를 보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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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문: 확실히 우리들이 이러한 지식에 정통한 사람인 당신을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제사 공양은 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만일 이러한 사람인 당신을 보지 못했으면, 곧 바로 다른 사람이 제물을 즐겼을 것입니다.

465

세존: 그래서 그대가 구하는 바가 있어서 여기에 왔군요. 바라문이여, 그대는 물어 보시요! 그대가 혹시 여기서 평정(平靜)하고, 마음에 한()이 없으며, 번뇌 [괴로움]도 없고, 욕심도 없는, 지혜로운 사람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죠.

466

바라문: 저는 제사 드리는 것이 즐겁습니다. 고오타마여! 저는 제사를 거행하기를 원하지만, 저는 제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당신은 저를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어떠한 정황에서의 제사가 효과가 있습니까?

467

세존: 그러면 바라문이여! 잘 들어 보시요. 내가 그대에게 그 법을 가르쳐 드리리다. 출신을[카스트를] 알려고 하지 말고, 품행을 알려고 하시오. 마치 불이 나무 조각에서 생기듯이, 설사 출신이[카스트가] 미천하더라도, 겸손한 고귀한 분을 이룬다면, 그분께서는 확고한 성인이시오.

468

성실하고, 인내심 있으며, 지식에 정통하고, 각별히 범행(梵行)을 지키는 사람. 공덕을 쌓으려는 바라문이 제사를 지낼 때, 마땅히 적당한 때에 이러한 분께 제물을 드려야 하오.

469

감각적 즐거움을 버리고, 출가하여 떠돌아 다니며, 자아(自我)[]를 제어하고, 마치 베틀의 북처럼 언제나 정직한 사람. 공덕을 쌓으려는 바라문이 제사를 지낼 때, 마땅히 적당한 때에 이러한 분께 제물을 드려야 하오.

470

탐애(貪愛)를 버리고, 감각기관을 제압 조정하며, 마치 라후[월식]의 제어를 벗어난 달과 같은 사람. 공덕을 쌓으려는 바라문이 제사를 지낼 때, 마땅히 적당한 때에 이러한 분께 제물을 드려야 하오.

471

이 세상을 떠돌아 다니고,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사려가 깊고, 이기심을 버린 사람. 공덕을 쌓으려는 바라문이 제사를 지낼 때, 마땅히 적당한 때에 이러한 분께 제물을 드려야 하오.

472

감각적 즐거움을 잘라 버리고, 모든 것을 극복하였으며, 생사(生死)의 마지막 끝을 알고, 마치 청량한 호수처럼 평정(平靜)한 사람.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3

정직한 사람을 가까이 하고, 거짓된 사람을 멀리하며, 지혜는 끝이 없고, 이 세상 또는 저 세상의 더러움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4

속이지 않고, 오만하지 않으며, 탐욕스럽지 않고, 이기심이 없으며, 갈망하는 바가 없고, 분노를 버리며, 심경이 평정(平靜)하고, 비애(悲哀)의 때를 깨끗이 제거한 사람,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5

마음의 얽매임[속박]을 잘라 버리고, 어떠한 재물도 없으며, 이 세상에서나 또는 저 세상에서나 어떠한 것도 탐구(貪求)하지 않는,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6

마음을 집중하고, 조용히 생각하며, [생존]의 흐름을 건너 피안으로 가고, 바른 법을 꿰뚫어 보며, 번뇌를 소멸(消滅)시키고, 마지막 몸을 걸치신 분,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7

생존의 번뇌와[괴로움과] 우락부락한 말투 모두 없애 버리고, 다시 존재하지 않으며, 지식에 정통하고, 모든 방면에서 해탈을 획득한,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8

속박[얽매임]에서 벗어나, 다시 존재하지 않으며, 오만한 사람들 중에 있으면서 오만하지 않고, 괴로움의 영역과 내용을 꿰뚫어 보는,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79

욕망을 따르지 않고, 판별력이 좋으며, 타인의 관점에서 벗어나고, 어떠한 감각 대상에도 의지하는 바가 없는,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80

만사(萬事)·만물(萬物)을 꿰뚫어 본 후에, ‘일체(一切) 공무(空無)하다고 보고, 또 다시 존재하지 않으며, 평정(平靜)하고, 탐구(貪求)를 버리며, 해탈을 획득하는,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81

속박[얽매임]의 생성과 소멸을 꿰뚫어 보고, 모든 탐애(貪愛)의 길을 완벽하게 벗어났으며, 청정하고, 과실(過失)이 없으며, 더러운 때가 없고, 흠이 없는,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82

자기(自己)를 고려하지 않고, 마음을 집중하며 고요히 생각하고, 정직함이 확고하며, 욕망도 없고, 장애(障碍)도 없으며, 의심도 없는,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483

어떠한 어리석음도 없고, 모든 사물(事物)을 꿰뚫어 보며, 마지막 몸을 걸치고 있고, 최고의 지혜와, 더 할 수 없는 열락(悅樂)에 도달하였으며, 야차도 정화시킬 수 있는 데까지 이른, 이러한 여래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소. * 열락(悅樂): 유한한 욕구를 넘어서서 얻는 큰 기쁨.

484

바라문: 제가 이러한 정통지식을 갖추신 분을 만났으므로, 저의 제물이 진정한 제물이 되게 해 주십시요! 범천은 이미 저의 증인. 청컨데 세존께서는 저의 제물을 받아 주시옵소서! 청컨데 세존께서는 저의 제물을 즐기옵소서!

485

게송을 음송해서 얻은 음식을, 나는 먹을 수가 없소. 바라문이여! 그렇게 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들에게 바른 법이 아니오. 부처님들은 게송을 음송해서 얻은 음식은 받기를 거절하오. 바라문이여! 바른 법이 존재하는 한, 이것이 첫 번째 법도이오.

486

번뇌를[괴로움을] 소멸(消滅)시키고, 악습을 버리며, 원만한 성인을 획득한 분에게, 그대는 마땅히 따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드려야 하오. 왜냐하면 그것이 갈망하는 공덕을 획득하는 복 밭이기 때문이오.

487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당신의 가르침을 듣고, 저는 제사를 드릴 때, 마땅히 어떠한 사람이 나의 베풂을 즐길만한 사람인지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488

세존: 논쟁에서 벗어나고, 마음이 평정(平靜)하며, 탐애(貪愛)를 잘라 버리고, 게으름을 쫓아 내버리며,

489

속박을 받고 있는 사람을 가르치고, 태어남과 죽음을 꿰뚫어 보는, 이러한 품행이 완벽한 성인은 제사가 있을 때에 마땅히 오시게 해야 하오.

490

그대는 마땅히 오만을 몰아내 버리고, 합장을 하고, 그를 향해 경배하며, 그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공양하면, 이러한 베풂은 성취를 이루게 되오.

491

"부처님 당신께서는 제물을 즐길 자격이 있으십니다. 당신께서는 최고의 공덕의 터전이시고, 전 세계적 공양의 대상이십니다, 당신께 베푼 공양은 큰 공덕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런 후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세존께 말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고오타마여! 정말 훌륭하십니다, 고오타마여! 마치 넘어진 것들을 바로 세우듯이, 감추어져 있던 것을 드러내듯이, 길을 잃은 자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이, 눈 있는 자들이 물건들을 볼 수 있도록, 어둠 속에서 기름 등불을 들고 나타나듯이, 세존 고오타마께서 각종 방식으로 설법해 주셨습니다. 저는 세존 고오타마께 귀의합니다. 법에 귀의하고, 비구 승단에 귀의합니다. 저는 세존 고오타마 면전에서 출가하고 싶습니다. 저는 구족계를 받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손타리가 파라덕파저 바라문은 진실로 세존 면전에서 출가를 하였다. 진실로 구족계를 받았고, 구족계를 받은 후 머지않아, 존경스러운 손타리가 파라덕파저는 혼자 은거(隱居)생활을 하였고, 마음을 집중하고, 고요히 생각하며, 정진 노력하여, 머지않아 곧 바로 자기의 지혜를 통하여, 이 세상에서 범행(梵行)적 최고 이상을 본인이 스스로 증명하고 도달하였다. 바로 이 목적을 위하여, 선남자(善男子)들이 정확히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이다. 그는 범행(梵行)을 완수하였으며, 해야 할 일은 모두 했고, 이 세상에서 해야 할 다른 일은 또 없었으며, 스스로 이미 생존을 멸적(滅寂)시켰다는 느낌이 들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존경스러운 손타리가 파라덕파저는 또 하나의 아라한이 되었다.